누구나 다 사정은 있다

인쇄

내가 아닌 국민의 입장에서 정책을 펼쳐야 한다

김인만
굿 맴버스 대표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
칼럼모음 +상담모음 +
최근 칼럼 - 임대차보호법 개정 시급하다- 부총리도 피하지 못한 전세 왜곡

얼마 전 국회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이 야당 국회의원과 부동산 정책 관련 논쟁을 하면서 “아파트 값 오른 게 우리 정권에서 올랐냐? 내 아파트는 MB 정권때도 올랐다”, “알고 보니 똘똘한 한 채도 아니었다”는 말을 하면서 논란이 되었다. 굳이 이해를 하자면 비서실장이 매도한 반포아파트는 반포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대단지 새 아파트는 아니다. 오히려 가구수도 적고 오래되었음에도 재건축 가능성도 별로 없다.


 
또 강남아파트가 문재인 정부 동안에만 오른 것은 아니고 과거 정권에서도 꾸준히 상승한 것도 맞다. 여러 채를 투기목적으로 구입한 것도 아니고 반포아파트는 15년전 실 거주로 구입해서 계속 보유를 했으며, 지역구인 지방 청주아파트 하나 더 가지고 있었는데 2주택 투기취급 받으면서 거의 강제 매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으니 본인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MB 정부보다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이 더 많이 상승한 것은 대한민국 전 국민이 모두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분명한 사실이다. MB 정부때 집값 상승했다는 것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의 변명이 되지 않는다. 2주택 이상을 가지면 투기라는 논리는 다름아닌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서 나온 기준이다. 2017년 8•2대책 발표 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민들한테는 집을 팔아라 해 놓고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3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팔지 않은 분들이 더 많다.


전(前) 대통령 자녀이자 현 여당 국회의원인 K의원은 3주택 중 강남 아파트 한 채를 정리했는데 하필 자녀에게 증여를 하였다. 마침 전세계약이 만료되어 본인은 시세대로 전세금도 4억원 올려 받은 후 임대차 3법을 통과시키면서 다수 임대인들의 전세금 인상은 제한시켜버렸다.


몸이 불편한 자녀가 안쓰러워 주택 한 채를 합법적으로 증여세를 내고 증여해 주었고 시세보다 더 받은 것도 아니고 주변 시세대로 전세금을 받았는데 욕 먹는 것이 나름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심지어 10채가 넘는 지방자치단체장도 나름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모든 집 가진 사람들 역시 각자 다 사정이 있다. 자녀가 안쓰러운 것은 힘든 세상에서 자녀를 키우는 대한민국 모든 부모의 심정이겠지만 전 대통령 자녀이자 현역 국회의원이 자녀가 안쓰러워 20억원이 넘는 강남 아파트를 증여해주었다는 해명은 우리를 더 비참하게 만든다.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부동산 시장을 교란시키면서 여러 채의 집을 투기하고, 시세보다 더 높게 전세금을 올려 세입자를 힘들게 나쁜 집주인들도 일부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90%가 넘는 다수의 집주인들은 자녀교육과 가족의 안정적인 거주를 위해, 불안한 미래에 대한 준비를 위해, 은행예금만으로 답이 나오지 않아서 어렵게 돈을 모으고 대출 받아서 전세를 끼고 집을 샀다.


 
모든 집주인들 역시 비서실장이나 모 의원처럼 각자 사정이 다 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칼자루를 쥔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규제를 한다니 매년 종합부동산세도 더 내고 팔 때 양도세도 더 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나는 사정이 있어서 투기가 아니고 내가 아닌 다수의 국민들이 집을 사면 투기라는 논리에서 출발한 부동산 규제정책이 부동산 시장을 더 심하게 왜곡시키고 있다.


다주택 보유세를 올리고자 한다면 매물이 나올 수 있게 양도세는 낮춰주는 것이 맞고, 1주택자들의 세부담을 늘려서는 안 된다. 최근 30대들이 집을 사서 안타깝다는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을 보면서 만약 자신의 자녀가 힘들게 집 한 채를 샀어도 안타깝다는 말을 할 수 있었을까? 말만이 아닌 마음으로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는 부동산 정책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