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5억짜리 집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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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지역편차 심하다

윤정웅
現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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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전 장자(壯子)의 지북유편(知北遊篇)에 ‘백구과극(白駒過隙)’이라는 글귀가 있다. 흰 망아지가 빨리 달리는 모습을 문틈으로 본다는 뜻이다. 문틈으로 망아지가 달리는 모습처럼 세월은 빨라 신년인사는 가고 또 봄이 오고 있다.


이 봄을 무척이나 기다렸던 사람들도 있다. 정치인들이다. 4년 전 선거에서 낙선한 사람들은 4년이 얼마나 지루했을까? 서민들에겐 흰 망아지가 빨리 달렸을 것이고, 정치인들에게는 더디 달린 4년이었을 것이다.


국민들은 신년이 되면 정치권도 안정되고 경제도 좋아질 것이라고 잔뜩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종 코로나’가 출현해서 나라경제의 움직임이 둔화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모든 영업장소들이 문을 닫고 있으니까 말이다.


옛날에도 악질(惡疾)이 온 나라에 퍼져 국민들의 생명을 빼앗아 간 일은 많이 있었다. 천연두, 홍역, 이질, 학질, 피부병 등이 창궐하여 우리 조상들의 많은 생명을 앗아 갔고 근래에는 사스, 메르스 등 바이러스가 번져 고생을 했다.


중국 우한이 발병지인 이번 코로나는 현재 백신이 없어 문제다. 그러나 지나간 바이러스와 별로 다를 것도 없고 치사율도 낮아 크게 염려할 게 없다 하니 생업에 열중하고 평소보다 더 부지런히 일하자.


우리들은 지난 세월 어려운 질병이나 천제지변도 다 이겨냈고, 이겨내면 나라는 더 강해졌으며 국민들의 삶의 질도 높아졌다. 이번 신종 코로나도 슬기롭게 이겨내면 더 크고, 더 강한 나라로 거듭날 것이다.


우한에 거주하는 동포들이 우리나라에 와 있다. 질병 때문에 정든 삶을 뒤로 하고 수용생활을 하고 있으니 얼마나 불편할까? 우리와는 다 같은 백의민족이요, 한 핏줄이다. 그들을 따뜻하게 보살피고 위로하자.


정부도 신종 바이러스 퇴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는 집값이다. 아직도 서울 집값을 비롯해서 수도권의 집값 싸움은 식지 않은 모양새다. ‘사무엘 존슨’은 짧은 인생은 시간의 낭비에 의해 더욱 짧아진다고 했는데 우리들은 3년째 집과의 전쟁을 하면서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


‘다음’ 부동산카페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의 자료에 의하면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5억1500만원이었고 2018년 12월에는 8억4000만원으로 올라갔으며, 2019년 12월에는 8억9000만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그 후 서울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으나 불씨는 수도권으로 옮겨 붙어 수원, 용인 등 수도권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의 집값은 금방 값이 올랐다가 떨어질 수 있다. 서울에 가기 어렵다고 무작정 대체투자 하는 건 옳지 않다. 실수요자가 아니거든 함부로 외지투자 하지 말자.


서울 집값 상승으로 양극화가 나무 벌어져 앞으로 국민화합이 문제다. 서울 상위 10%가 벌어들이는 종합소득이 하위 10% 종합소득의 194배에 달한다고 하니 이 넓은 간격을 메울 일이 산 너머 산이다. 이 간격을 메우겠다는 정치인도 없다.


12ㆍ16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사회구조도 크게 4단계로 변해버렸다. 1)무주택자 2)9억 이하 서민 3)9억에서 15억의 중산층 4)15억 초과 상위층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결국 부동산 대책의 대출이 부유층과 빈곤층으로 나눠버린 것이다.


더 쉽게 말해 1등급은 집값이 15억 이상, 2등급은 9억 이상 15억 미만, 3등급은 9억 이하, 4등급은 6억 이하 또는 무주택자가 된 것이다. 3~4년 전에는 금수저와 흙수저로 나누더니 이제는 집값으로 나뉘고 있다. 당신도 어서 15억 이상 주택 사서 1등급으로 땅땅거리며 살자.


그러나 영원한 것은 어디에도 없다. 요즘 서울은 고가 재건축에 이어 인근까지 값이 떨어지고 강남 3구 아파트값도 늦가을 은행잎처럼 자고 나면 떨어진다. 오를 때는 하룻밤 사이에 ‘억’ 단위로 오르더니 떨어질 때는 ‘천’ 단위로 떨어진다.


더불어민주당의 주거에 대한 선거공약은 청년, 신혼 맞춤형 도시를 통해 주택 10만가구를 건설하는 것이다. 그러나 서민들의 보편적 주거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지 핵심을 찾기 어렵고 올라버린 집값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자유한국당은 정책대상이 9억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에 맞춰졌음을 느끼게 한다. 청년, 대학생, 신혼부부, 노인들의 주거문제에 대한 공약은 없다. 자가 소유를 촉진하는 기조가 엿보여 자칫 부동산 투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의당은 반의반값 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했으나 목표나 실행발안은 제시되지 않았고, 민주평화당은 10년간 20평 아파트 100만가구를 1억에 공급하겠다고 했다. 중산층의 주거안정을 들여다보고 있지만 실현가능성이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주거문제는 앞으로 선거 때마다 대두될 커다란 숙제다. 수도권 집값은 ‘억’이 겹쳐 늘어나고 지방은 빈집이 늘어난다. 15억 초과 주택 22만가구도 거의 수도권에 있다. 이제 얼마짜리 집에 사느냐고 묻지 마라. 5억짜리 집에 산다. 5억짜리 집이면 수원이나 평택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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