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를 보면 강남 집값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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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아파트 집값 떨어지나

이주호
국토도시개발전문가
부동산 칼럼니스트, 대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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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316번지에 위치한 은마아파트는 한보주택이 시공한 31ㆍ34평형의 28개동 4424가구의 아파트로 1979년 8월에 입주했다. 이 아파트의 건폐율은 20%이고 용적율은 204%다. 1978년 분양 당시 분양가는 31평이 2092만원, 34평이 2339만원이었다. 이 아파트가 작년 말에 24억원을 호가했으니 분양가 대비 무려 100배나 올랐다.


은마아파트는 준공 후에도 고분양가에 부동산 규제로 분양이 잘 되지 않았으나 때마침 찾아온 2차 오일 쇼크로 부동산이 안전자산으로 주목 받으면서 20일 만에 28개동 4424가구가 완판 되었다. 1980년대 초반, 은마아파트 인근에 대치동 빅3 아파트(우성, 선경, 미도)가 입주하면서 은마아파트는 이 빅3 아파트 위상에 눌려 제대로 한번 기를 펴지 못하던 때도 있었다.


2000년대 들어 은마아파트 하면 강남 재건축의 대명사로 떠올랐고 대치동 일대는 강남 사교육 1번지로 알려지면서 명성을 날렸다. 198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강남 아파트값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다. 1988년 88서울올림픽 전후로 강남권 집값이 폭등한 것이 우리나라 아파트 폭등기의 시초이다.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에 폭등한 강남권 아파트는 그 후 1997년 12월 IMF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폭락했으나 2000년대 초반 김대중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주택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 2억원 선이던 은마아파트가 노무현 정부 때까지 꾸준히 급상승해 2006년말~2007년에는 12억원을 호가할 정도로 폭등했다.


은마아파트는 2008년 미국발 금융쇼크로 꺾이기 시작해 2009년 10억선이 무너지더니 2012년에는 8억선으로 밀렸고 2013년에는 7억원선도 깨졌다. 고점 대비 거의 40%나 폭락했으니 가히 살인적인 폭락이다. 그러나 '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라는 부동산 투자 격언이 있듯이 2013년에 바닥을 찍은 은마아파트는 2014년부터 오르기 시작하여 2019년 말에 24억원을 호가하는 ‘금마아파트’가 되었다.


2008년에는 미국발 금융 쇼크로 은마아파트를 포함한 강남권 집값이 폭락했는데 지금이 그때와 다른 점은 세계 경제위기가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실물경제는 올해부터 반도체 경기가 회복해 2~3년 반도체가 호황을 이끌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쇼크때와 달리 현재 우리나라 실물경제는 반도체 경기가 이끌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 시장엔 긍정적인 요소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적인 반도체 경기와 달리 정부에서는 2014년부터 6년째 폭등한 강남권 집값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의지가 작년 12ㆍ16 부동산 대책에서 표출되었다. 12ㆍ16 부동산 대책에서 9억~15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에 대해서는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올 6월까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한시 배제해 세부담을 줄이기 위한 처분이 늘어날 것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12월 17~23일 0.23% 올라 전주 대비 상승률이 0.05%포인트 늘어났고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같은 기간 0.20%에서 0.10%로 축소된 것과 대조된다. 이는 앞으로 전셋값이 오르고 매매가는 내린다는 신호로 보인다.


9억~15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에 대출을 옥죄니 그 풍선효과로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많이 포진된 비강남권인 서울 외곽지역 노ㆍ도ㆍ강, 금ㆍ관ㆍ구 그리고 경기도 동탄2신도시, 용인, 수원, 안양, 인천 등으로 매수세가 쏠리고 있다.


1979년 입주한 은마는 올해로 준공 40년차에 접어들지만 서울시가 정비계획수립조차 불허하면서 사업이 장기간 답보상태다. 이런 가운데 상한제까지 시행되면서 은마가 재건축 장기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합헌 결정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인해 사업 진행을 미루는 재건축 단지들이 대거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는 몇년 후 급격한 공급 위축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상의 여러 요인을 놓고 볼 때 은마아파트를 비롯한 강남권 재건축 집값은 앞으로 내릴 수 밖에 없다. 은마아파트가 2008년에서 2013년까지 6년간 조정에 들어갔듯이 2020년부터 6년간 조정에 들어간다면 2025년에 바닥권에 진입할지 그건 두고 볼 일이다.


은마아파트 집값이 2008~2013년 조정과 똑같은 전철을 밟는다고 가정해보자. 2020~2025년 조정을 겪고 바닥 시점은 2025년이며, 2019년 최고가 24억에서 40% 조정을 받으면 14억원이 바닥 집값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이러한 계산은 어디까지나 가정이고 은마아파트 미래 바닥 가격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신의 영역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쇼크 이후 '하우스 푸어'란 말이 언론의 경제, 부동산 기사를 뒤덮었다. '하우스 푸어'란 자기 집을 가지고 있지만 빈곤층에 속하는 사람이다. 집값이 오를 때 저금리의 과도한 대출로 집을 마련했으나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으로 큰 손해를 보았기 때문에 겉으로는 중산층이지만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구매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을 말한다. 은마아파트 집값이 꺾인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이 '하우스 푸어'란 말을 되새겨 봐야 한다.


그러나 2008년 미국발 금융쇼크때와 지금이 다른 점은 그때는 세계 경제위기가 왔고 지금은 반도체 경기로 실물경제가 살아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집값 상승에 있어 가장 무서운 적은 경제위기다.


그러나 12ㆍ16 부동산 대책은 강남권 집값 상승에 있어 치명적이고 충격적인 대책이다. 조정 초기에는 피부로 못 느끼지만 세월이 지나갈수록 은마아파트 집값은 뚜렷한 조정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강남 재건축의 대명사 은마아파트 집값이 꺾이면 강남권 재건축 역시 추락할 수 밖에 없다.


집값은 경제 여건, 부동산 대책에 따라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와 같다. 부동산 역사는 반복되고 실물경제는 오르내림을 반복할 뿐이다. 항상 변화하는 것이 실물경제이고 부동산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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