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른다

인쇄

부동산투자 공식이 바뀌고 있다

윤정웅
現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 대표
칼럼모음 +상담모음 +
최근 칼럼 - "젊은 시절 나도 한가락했었지"…굵은 ..- 집 투자, 글쎄올시다

 

아파트를 짓는 택지는 공공택지와 민간택지가 있다. 공공택지는 주로 LH나 SH공사 또는 각 시ㆍ도 개발공사에서 아파트를 짓는 땅이고, 민간택지는 개별 건설사들이 짓는 땅이다. 따라서 땅값+적정건축비+적정이윤=분양가가 된다. 그 분양가를 낮게 하려면 약간의 압력을 가해야 하는데 그 압력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라는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LH에서 수도권 그린벨트를 3.3㎡당(평당) 100만 원에 샀다고 가정하자.
측량이나 토목공사, 기타 대지조성공사를 하면서 3.3㎡당 400만원을 썼다고 하면 이 땅값은 본전이 500만 원인 셈이다.
그런데 샀던 땅을 다시 건설업체 등에 분양할 때 대지 값은 2000만 원 또는 2500만 원으로 둔갑한다. 평당 1500만~2000만 원의 이익을 보는 셈이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압력이 없다. 3배나 4배의 이익을 붙여 팔거나 분양을 하게 되면 큰 이익을 본다.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항의하면 서민용 임대주택, 기타 공공임대분야에서는 많은 손해를 보기 때문에 그런 곳에 사용했다고 할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결국 비싸게 땅을 산 건설사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붙여 분양승인신청을 하지만 분양가상한제에 걸려 분양가가 깎이게 된다. 깎이지 않고 건설사 요구대로 분양되는 일은 거의 없다. 있다고 하면 그게 오히려 비정상이다.


분양가만 깎이는 게 아니다. 단지 출입에 사용되는 공용도로나 단지 한쪽에 있는 공원은 기부채납이라는 명목으로 허가관서에 줘야 한다. 입주한 아파트 대지등기부등본을 보면 다 알 수 있다. 돈 깎이고 땅 뺏기게 되는 것이 분양가상한제다.


그렇다면 건설사들이 손해를 볼까? 아니다. 결국 손해를 보는 사람은 그 아파트를 분양 받는 수분양자들이다. 분양가가 낮아졌다 해도 1000만~2000만 원이고, 공원 등으로 땅을 빼앗겼으니 대지권이 줄어들어 알고 보면 비싼 아파트를 사는 셈이 된다.


물은 낮은 곳을 찾아 흐른다. 분양가상한제는 주택시장이라는 땅을 낮게 하여 물이 잘 흐르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는데 결국 정부나 지자체만 이익을 보고, 건설사나 수분양자들은 별다른 혜택이 없게 된다. 모두들 안 짓겠다고 하면 공급이 막혀 집값은 오를 게 뻔하다.


지금 이런 염려 때문에 서울 집값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에서 상한제 말을 내뱉을 때마다 서울 집값은 하루에 1000만 원씩 올라간다. 다시 말해 공급이 막히기 전에 얼른 집 사놓자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정부에서는 각 동(洞)별로 세밀하게 주택시장 움직임을 파악해 ‘핀셋’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래도 국민들은 정부 말을 믿지 않고 계속 집을 산다. 거래는 점점 늘어나 안 팔리던 동네까지 집이 팔리고 있다.


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는 아파트는 값이 싸기 때문에 청약시장 과열로 당첨가능성이 희박해 분양 받을 수 없는 처지에 놓일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과연 그럴까? 2008~2009년 분양가상한제 실시 때에는 오히려 미분양 사태가 일어났다.


어느 곳부터 분양가상한제를 실시할 것인가에 대해선 국회 계류중인 법률의 진척사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이지만 투기과열지구인 서울 25개 구와 세종, 과천, 성남, 대구수성, 하남, 분당 중 특정 동네가 해당될 확률이 높다.

주택시장 열기가 더 뜨거워지자 정부는 ‘전매제한’이라는 카드를 또 내놨다. 지금은 5년이네 어쩌네 하지만,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법이 나와 봐야 알 일이다. 앞으로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를 사면 몇 년 동안 한자리에 눌러 살아야 한다. 이사 다니기 좋아하는 투자자들에겐 독약이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겪은 한국 사람들은 부동산 투자도 단기투자로 투자방식을 돌렸다. 부동산을 샀다 하면 팔 일부터 생각한다. 근래 단타족이 5년 새 75% 증가했다고 한다. 오늘 아파트를 사면 2년 후에 얼마를 붙여 팔아야 되겠다는 계산부터 해놓고 사는 셈이다.


떡시루는 김이 다 난 후에 내려야 잘 익은 떡을 먹을 수 있는데 부동산은 왜 익지도 않았는데 먹으려고 할까? 성질 급한 한국 사람들의 투자습관이 ‘얼른, 얼른, 빨리, 빨리’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1~2년 전부터는 각 시도를 돌면서 바람은 일으키는 떴다방식 단타족이 등장했다. 단타족이 한 번씩 움직일 때마다 그 곳의 부동산 시장은 얕은 강에 물고기 휘몰리듯 전국 여러 마을을 시끄럽게 한다. 얼마 전 광주광역시도 그랬다.


정부에서는 그 고기 때를 찾아 그물을 치기 위해 열 몇 번씩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대책이 많아 이제는 뭐가 뭔지 종잡을 수 없다. 특히 세무는 일 년에도 몇 번씩 바뀌어 필자 같은 대학 교수도 헷갈리는 게 태반이다.


2~3년 전에 서울 집값 오르고 올해 또 서울 집값이 오르자 2030세대의 직업관이 바뀌고 있다. “대학 졸업하고 직장 잡아도 집 못산다. 그럴 바엔 부동산에 몸담고 있다가 얼른 돈 벌어 집 사자”는 생각인데 부동산에 몸 담아도 종잣돈 없으면 오히려 빚만 지고, 출발은 늦어질 수 있다.


지난주에도 서울 집값은 중위가격이 253만 원 올랐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소식이 지방에서는 딴 나라 소식이다. 특히 지방도시중에서도 혁신도시를 안고 있는 구도심은 걱정이 크다. 혁신도시로 가버리고 기존도시에는 사람이 없어서다.


5년 전쯤부터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따로 있다. 수도권이고 지방이고, 주유소 지어 기름장사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목적은 기름이 아니었다. 2차선 길가에 주유소 차려놓고 10년 동안 땅값 오르기를 기다린 사람들이다.


이제 땅값이 올랐다. 주유소 치우고 팔면 그 땅은 편의점이나 판매점으로 변할 것이다. 당신도 땅을 사라. 집이 부족하다 해도 수도권 미분양이 1만2000가구, 지방 미분양이 5만2000가구다. 그리고 땅에다 말뚝을 박을 때는 내 저고리 옷고름까지 같이 박아라. 그래야 당신의 부동산 계산서가 장기투자가 되어 오래 지탱하고 나중에 큰돈이 될 것이다.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