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들 잘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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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투기꾼이 아니다"

윤정웅
現 수원대 사회교육원 교수..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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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택시장은 개점휴업이다. 조용하다 못해 적막강산이다. 토지시장은 작은 투자자들만 들락거리고, 수익성부동산시장은 저소비와 경기침체로 황소 먼 산 바라보는 격이다. 주택시장은 값이 내리는 둥 하다가 멈춰 서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다주택자인 당신이 잘 견디고 있기 때문이리라.

필자는 1가구1주택자다. 다주택자라면 이런 글을 쓰지 않을 것이다. 다주택자들을 옹호하는 글을 쓰면 투기꾼이라고 하시겠지. 투기꾼이냐, 아니냐는 필자의 양심에 맡길 일이고, 정부인사 청문회 때 보니 투기꾼 아닌 사람들도 다주택자들이 많고, 재개발지역의 상업용지를 사놓은 사람도 있더라.

우리나라 다주택자나 토지보유자 100명 중 98명은 투기꾼이 아니다. 남 잠잘 때 열심히 일하고, 남 쉴 때 공부하여 피 같은 돈 모아 전세 안고 집 산 사람들이고, 대출 안고 땅 사놓은 사람들이다. 작은 것 하나 사놓고, 또 돈 벌어 또 하나 사놓다보니 다주택자가 된 것이고, 땅을 갖게 된 것이다.

다주택자나 토지 소유자들이 부동산을 많이 갖게 된 것은 서민들의 투자처가 그 길밖에 없기 때문이다. 돈 1억 갖고 투자하려면 전세안고 집을 사거나, 대출 안고 땅을 사는 길 외에 다른 길이 없다. 주식은 거리가 멀고 언젠가는 망하는 게 주식이라고 하기에 근접하기도 어렵다.

다주택자들은 대개 작은 집을 사놓는다. 작은 집은 사고 싶어 사는 게 아니라 전세 놓기 쉬어서 좋고, 투자금이 적게 들어 좋아서다. 작은 돈을 투자할 곳은 작은 집과 작은 땅밖에 없고, 다른 곳은 투자할 곳이 없으며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배운 재테크수단이 작은 집 사는 것, 그것밖에 없다.

정부에서는 다주택자들에게 작은 집을 빨리 팔라고 하지만, 팔게 되면 양도차익에서 절반이 세금으로 나간다. 못 입고, 못 먹고, 피 같은 내 돈으로 집 사놨는데 그중 절반이 세금으로 나간다니 가슴이 쓰려 못 판다고 하더라. 세상에 그런 나라가 어디 있단 말인가?

집 없는 사람들이야 당연히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입장을 바꿔봐라. 제 돈 아깝지 않은 사람 없을 것이다. 그런 저런 이유로 집이 5-6채 되는 사람은 임대사업등록을 해 버렸고, 2-3채 가진 사람들은 등록 없이 버티고 있다. 다주택자들이 팔기를 포기해버렸기에 서울 집값은 멈춰서버린 것이다.

그러나 어서 작은 집부터 팔도록 하자. 세금 더 낼 각오를 하는 수밖에 더 있겠는가? 청년 복지. 무상복지. 신혼복지 등 많고 많은 복지금과 청년수당, 또 무슨 수당 주려면 세금이 있어야 할 테니까~ 그래서 땅 투자는 장기로 보라는 것이다. 부동산은 살 때부터 팔 때까지 세금이 열여덟 가지라고 하지 않던가.

길을 잘 찾으려면 자기 발에 딱 맞는 신발부터 고르는 게 옳다, 신발을 잘못사면 모래가 들어가더라. 부동산도 신발 속의 모래와 같은 부동산을 사면 사는 날부터 손해를 보게 된다. 첫째는 입지, 둘째는 가격, 셋째는 지역발전성이다. 투자금에 부담 없이 장래 큰 이익을 가져달 줄 부동산은 어디 있을까?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넘어지는 이유는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 부동산투자도 마찬가지다. 작은 투자에 몇 번 넘어지다 보면 좋은 큰 투자를 놓칠 수 있다. 큰 산에 걸려 넘어지는 법은 없더라. 부동산투자는 성과를 기대하는 것이고, 성과는 힘이 아닌 인내라는 사실을 알고 살자.

다주택자들은 대개 60세가 넘었다. 집이라도 여러 채 있으니 망정이지 부동산이 없어봐라. 이웃으로부터 천덕꾸러기 되고, 가족으로부터도 소외가 되고, 나중에는 마누라도 밖에 나가 놀라고 한다더라. 30년을 더 살아야 하는데 부동산 없으면 되겠는가? 서러워서 못 살 것이다.

그러나 부동산이 여럿 있는 사람은 60세에 하나 팔고, 또 70세에 하나 팔고, 또 80세에 하나를 팔면 그럭저럭 100살을 채우게 된다. 그때 저승에서 데리러 오면 ‘부동산을 처분 못해 못 간다고 전해라’하면 저승사자도 그냥 갈 것이다. 늙어서는 돈과 건강과 일이 최고라는 사실을 다시 명심하자.

부동산시장이 움직이지 않은 이유는 다주택자들이 싸게 던지지 않고, 세금이 무서워서 잘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우면 값을 내려 팔면 될 일이고, 견딜 만 하면 그냥 버티고 나가시라. 경기 좋아지고 돈 많아지면 또 값이 오를지 누가 알겠는가? 그러나 앞으로 작은집은 사 모으지 않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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